인생은 길고 키 크는 시기는 짧다.

자생 0 4,103 2015.06.17 09:06
자생한방병원 산호세 분원장 한의사 김완

성장 클리닉을 찾는 부모님과 아이들은 주로 방학기간을 선호하는데, 아무래도 학기 중에는 학교, 학원, 과외 스케줄 등으로 바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장 클리닉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성장 치료를 받으면 그 동안 못 자란 키를 한 번에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평소 연간 1인치 정도 자라던 아이들이 성장 관리를 통해 평소보다 성장 속도가 촉진되면, 1년 뒤 2~3인치씩 자라 있기도 한다. 그러나 예외는 늘 있기 마련이다. 애초에 성장판이 완전히 닫힌 상태에서 오게 되어 성장 관리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성장판이 거의 닫혀 있는 상태라면 성장 관리를 하더라도 큰 효과를 기대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 입장에서는 모처럼 비용을 들여 성장 관리를 시작하니 두 달의 방학 기간이면 한번에 2인치 정도는 자랄 수 있지 않겠느냐며 문의하시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방학은 아이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므로 아이들의 키 성장에 간접적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방학이라고 해서 특별히 한약을 더 많이 먹는 일도 없을뿐더러 그 효과가 평소보다 더 나타날 리도 없는 것이다. 방학 때 성장치료를 하라는 말은 단지 시간적 여유가 없어 평소 성장 클리닉을 찾지 못할 경우에 방학 때라도 놓치지 말고 성장검사와 관리를 시작하라는 정도의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성장 관리에 중요한 요소는 방학인가 학기중인가보다는 아이들의 성장판이나 뼈 나이와 같은 요소라고 볼 수 있다.

키가 크기 위해서는 우선 성장판이 열려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리고 성장판이 얼마나 많이 열려 있는지가 향후 아이의 성장여부를 좌우하게 된다. 가령 예를 들어 A라는 아이가 8살일 때와 13살일 때의 향후 예상되는 성장 가능성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그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성장판이 점점 닫혀가므로 그에 따른 성장 가능성과 키가 클 수 있는 절대적 시간이 또한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부모의 몫이며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부모가 아이의 미래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들 중에는 한번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는 다시 해 줄 수 없는 것 또한 존재한다. 키가 바로 그런 것이다. 아이의 인생은 길지만 키 크는 시기는 짧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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