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한방에 해결한다

자생 0 4,198 2015.07.08 07:52
자생한방병원 산호세분원 진료원장 김은혜

최근 만성 변비를 호소하는 60세 중반의 여성분께서 한의원에 내원하셨다. 양방적인 치료도 받아보고 식이요법도 다 해 보았지만 전혀 효과가 없어서 답답하다 하시며 먼 길을 마다 않으시고 단걸음에 달려오셨다. 변비(便秘)라는 병명은 중국 명 나라 때 종합의서인 ‘단계심법부이’에 나오는 대변비결(大便秘結)에서 유래한 말이다. 즉 대변이 속에 숨어서 맺혀 있기 때문에 배출에 어려움이 있는 것을 가리키는 것인데 오늘날 이 용어를 줄여서 그냥 변비라 부르고 있다.  현대에 와서 ‘일주일에 3회 미만의 배변’ 등의 증상을 기능성 변비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변비는 대장의 변을 만들고 배출하는 전도(傳導)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데, 한의학에서는 그 원인을 1) 위장에 열이 싸여서 발생하는 열비(熱秘), 2) 기운순환이 잘 이뤄지지 못해 발생하는 기비(氣秘), 3) 기운과 혈액이 부족해 발생하는 허비(虛秘), 4) 차가운 기운이 인체에 머물러 쌓여 발생하는 냉비(冷秘)의 4가지로 크게 분류한다. 열비는 열이 많은 체질이나 술 혹은 맵고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경우, 열성질환을 앓고 난 후 열이 대장에 쌓여서 발생하게 되는데, 대장에 열이 쌓이면 진액이 손상을 받게 돼 대장이 건조해져 변비가 발생한다. 기비는 마음에 근심과 걱정이 많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 혹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고 같은 자세로 작업을 하는 경우 기운 소통이 잘 않되 대변 덩어리가 아래로 내려가지 못해서 발생한다. 허비는 과로하거나 평소 몸이 허약한 경우, 질병을 앓고 난 후, 출산 후 혹은 노화로 기운과 혈액이 부족하고 대장기능이 약해져서 발생한다. 냉비는 차가운 기운이 뭉쳐 생긴 변비로 평소 몸이 차고 허약하거나 노쇠해 양기((陽氣)가 부족하고 차가운 기운이 몸 안에서 생기거나 뭉쳐 대장 기능에 이상을 초래해 발생하는데, 추위에 노출되거나, 찬 성질의 음식을 많이 먹으면 변비가 심해지게 된다.

변비를 예방하게 위해서는 원인이 될 만한 것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열이 많은 체질은 지나치게 오래 끓이거나 불에 그을린 음식, 술이나 지나치게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일반적으로 채소나 섬유질이 많은 음식과 물을 많이 마셔서 배변 양을 늘리고 몸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 특히 노인들의 생식기관에 열에너지가 부족하여 생기는 변비는 양기((陽氣)를 보충하면서 장(腸)을 매끄럽게 해주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변비라고 무조건 일률적인 약만 쓴다면 오히려 장이 건조해지고 악해질 우려가 있다. 한 번쯤 조상의 지혜에 문을 두드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산호세분원 TEL. 408-645-8232 / SF분원 TEL. 415-913-9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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