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면 비염도 심해지는 이유

자생 0 5,605 2013.09.03 17:17

자생한방병원 산호세 분원

한의사 김완

 

평소에 컨디션 좋을 때는 별 문제가 없더라도 잠을 잘 못 자거나 피곤해지면 콧물, 재채기가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과음을 한 다음 날 아침에는 그 증세가 더욱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환자가 치료를 받고자 하여도 막상 병원에 방문하게 되는 낮 시간에는 그 증상이 완화되어 정작 의사를 만나도 명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제대로 약 처방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시 무시하고 지내다가도 몸이 안 좋아지면 다시 바로 다시 콧물, 재채기가 끊임없이 나와서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생기게 된다. 물론 이와 같은 경우는 비록 생명에 지장을 주거나 일상 생활을 못 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는 아니지만, 날씨가 조금만 추워지거나 무리한 일정으로 몸이 약간만 피곤하면 바로 발작적인 재채기와 지저분한 콧물로 상당한 고생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괴로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비염을  ‘알러지성 비염또는 계절성 비염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외부의 온도 변화나 먼지 등의 자극에 신체가 과민 반응을 하여 나타나는 증상이다. 예를 들자면, 일반적인 상황에서 집안에 벌레 몇 마리가 들어왔다고 하여 스프레이 살충제를 뿌리는 대신 권총을 꺼내 들고 난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조금 극단적인 비유가 되어 버렸지만, 우리 몸의 자연적인 회복력이나 면역능력을 스프레이 살충제라고 한다면 강한 재채기와 다량의 콧물은 권총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우리 몸에 침입한 항원에 대해 재채기와 콧물로 응대하는 것은 마치 집안에 들어온 벌레를 향해 총을 쏘는 것과도 같은 상황인데, 인체가 이렇게 과민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집안에 벌레를 잡을 살충제, 즉 회복력과 면역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알러지성 비염의 발생 원리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총소리를 줄이기 위해 억지로 총구를 틀어 막는 것과 같은 콧물 감기약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면역력과 체력을 높여서 몸도 상하지 않고 증상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경우 폐기허 및 양허라고 진단하여 수면 부족이나 과로로 인한 기허증을 보강하기 위한 보기제 처방을 하고, 이에 술이나 차가운 음료수와 같이 몸에 쌓인 담음(노폐물)을 제거하는 치담제를 더한 한약 처방을 하여 치료한다. 또한 코 점막에 영양을 주고 코막힘의 증상을 줄여주는 안전한 한방 연고를 코안에 발라주어 사용하거나 코 점막의 자정 작용으로도 씻어내지 못하는 먼지 등을 제거하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기 위한 한방 스프레이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양방의 항히스타민제를 대체하게 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알러지성 비염은 외부에서 침입한 원인 물질이나 바이러스 보다는 결국 환자 자신의 면역력과 체력 문제로 야기된 증상이다. 따라서 늦은 밤 TV 시청을 자제하고 꾸준한 운동을 하여 밤에 일찍 잘 수 있도록 생활 습관을 바꾸어 주고, 음주 및 찬 음료를 피하여 불필요한 수분인 담음이 몸에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편 잠잘 때 체온이 떨어지면 이러한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으므로 되도록 양말을 신고 자거나 여름에도 얇은 긴 팔, 긴 바지를 입고 자는 것이 상당한 도움이 된다.

사실 알러지성 비염은 증상이 애매하고 원인도 복합적이어서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생활 습관을 정확히 분석하고 한의학적인 진단을 통하여 적절한 한약 처방과 한방 연고 및 스프레이 처방으로 꾸준히 치료한다면 의외로 오래된 비염도 잘 치료될 수 있다.

Comments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