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자야 비염이 낫는다

자생 0 4,061 2013.11.01 17:33

자생한방병원 산호세 분원

한의사 김 완

 

이 글을 읽고 계실 학부모 세대의 어린 시절에는 밤 시간에 그다지 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 해 지기 전에 집에 들어가 밥 먹고 숙제하고 책 좀 보다 잠을 청하는 것이 전부였으리라. 하지만 요즘의 아이들은 어떠한가. 수백 개의 채널이 나오는 케이블 TV와 컴퓨터, 스마트폰 게임 등 밤에도 할 일이 너무 많아져서 오히려 일찍 자는 아이들이 신기할 정도가 되어 버렸다. 이렇게 현대 문명의 이기는 한 순간도 아이들이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문제는 이러한 환경이 아이들 코에 미치는 영향이다. 사람의 코는 피부와 상당히 유사한 성격을 가지는데, 마치 피부가 그러한 것처럼 밤에 잠을 잘 자야 낮에 좋은 코 점막 상태를 유지할 수가 있다. 실제로 밤을 자주 새거나 아주 늦게 자는 경우에는 어른이라도 그 다음 날 코가 잘 막히거나 코감기에 걸리기 매우 쉽다. 피부와 코 점막은 한의학적으로는 양()이 아니라 음()에 속하는데 그만큼 낮이 아닌 밤의 음기(陰氣)를 잘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코 점막에 음기가 충분하지 않고 점막의 섬모 운동과 재생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염증이 수시로 발생하는데 이것이 바로 비염이라는 질환이다.

그 동안 비염 환자를 본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주로 낮에 쉬고 밤에 일하는 직업인 경찰, 간호사, 군인 등의 경우 간단한 코감기나 비염도 잘 낫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해야 하고 수면시간도 적은 수험생의 경우는 더더욱 그 예후가 좋지 않다. 밤에 일하거나 공부하는 환자의 경우에는 치료를 하더라도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리게 되어 결국 나중에 그 일을 중단하거나 쉬어야 증상의 개선이 뚜렷한 경우가 많은 것이다.

결국 비염 증상은 몸이 건강해져야 근본적인 치료가 된다. 코가 막힌다고 단순히 코를 뚫어주는 약을 쓰고 콧물이 나온다고 콧물을 말리는 약을 쓰는 것은 절대 근본치료라고 말할 수 없다. 마치 식물의 잎이 마를 때 잎에다 직접 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뿌리 쪽에 비료와 물을 보충해 주는 것과도 같은 이치이다. 즉 비염이 있을 때에는 면역력이 떨어진 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치료를 하고 동시에 생활 습관 또한 바꾸어 주는 것이 필수이다.

실제로 사람의 눈, 코, 입, 귀의 경우 그 자체의 기질적인 변화로 병이 발생하는 일은 상당히 적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 결과이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의 경우에도 아주 특이한 케이스가 아니라면 그 사람의 기초적인 면역력이 충분한 경우에는 일반적으로는 발병하지 않아야 정상이다. 환자가 과로를 했거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상황이 지속되었을 때 사소한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해서도 염증이 발생하고 이것이 결막염, 비염, 구내염, 중이염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비염의 경우에도 콧물, 코 막힘에만 국한하여 그 증상 개선을 위한 약물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체질적인 문제나 식생활 문제, 운동 및 수면 패턴도 자세히 검토하여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피로나 수면 부족으로 야기된 음허로 인한 비염의 경우에는 음을 보충하는 보음(補陰) 한약 처방을 사용하면 의외로 쉽게 증상이 개선되고 오랫동안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Comments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