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건강관리

자생 0 4,559 2014.04.09 01:26

자생한방병원 산호세 분원
한의사 김완

여성들에게는 임신 및 출산, 육아, 그리고 갱년기가 인생의 3대 고비라 할 수 있으며 이 시기 건강관리를 잘하지 못하면 그 후유증으로 고생한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출산은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소중한 일이긴 하지만 여성에게는 자칫 큰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는 일이라 출산 전후에는 특히 건강관리에 유의 해야 한다.

대개는 출산 후 집이나 산후조리원에서 3주 정도 몸을 추스리고 나서는 일상생활로 돌아가느라 산후조리를 소홀이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산후조리는 보통 6주에서 8주 정도가 필요하므로 이 기간 동안에는 특별히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너무 덥고 땀이 많이 난다고 찬물에 샤워하거나 옷을 가볍게 입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는 것은 피해야 하며, 겨울철에도 답답함에 못 이겨 자주 외출해서 추위에 노출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하게 되면 붓기가 잘 안 빠지고 아랫배가 당기면서 손목이 아프거나 조금만 딱딱한 것을 먹어도 쉽게 이가 상하기도 하며 특히 출산 후에 척추디스크질환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출산시 아이는 엄마의 골반을 통해서 몸 밖으로 나가게 되는데, 아이의 머리가 골반보다 커서 출산 즈음에 아이를 밖으로 밀어내도록 하는 자궁수축 호르몬인 옥시토신뿐 아니라 릴렉신 호르몬이 분비되어 골반 주위의 인대를 부드럽게 해주어서 아이가 골반을 통과하게끔 해준다. 그런데 이 호르몬이 분비되면 온몸에 퍼지므로 골반뿐만 아니라 전신관절과 땀구멍에 모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일시적으로 관절의 유연성이 좋아진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외부 환경에 취약해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에 관절이 약하거나 알게 모르게 척추디스크에 문제가 있었던 여성이 이 시기에 무리를 하게 되면 실제 척추과 관절에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출산 후에 이러한 호르몬이 몸 밖으로 완전히 배출되는 시기를 100일 정도로 보는데 한의학에서는 이 시기를 산후조리기간으로 보고 오로지 산모의 몸을 회복하는데 집중해야 하는 기간으로 여긴다. 산후조리기간에는 먼저 따뜻한 실내환경과 함께 손발을 따뜻이 유지하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면서 영양분의 공급이 잘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너무 누워있기보다는 가볍게 걸어주거나 맨손체조를 통해서 몸 안의 회복력을 적절히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땀이 많이 나는데 속옷을 자주 갈아입어 땀에 젖은 채로 찬바람을 맞지 않도록 주의한다.

또한 출산과정에서 자궁벽에 붙어 있던 태반이 떨어져 나가면서 겉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자궁벽은 상처를 입어 염증이 생기고 상당량의 출혈이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산후에는 추웠다 더웠다 하는 느낌이 반복되고 상처부위의 어혈과 잔존물을 오로를 통해 내보내게 된다. 따라서 산후조리한약도 단계별로 상황에 맞춰서 처방하는데 이렇게 생성된 어혈을 풀어내기 위한 처방을 우선으로 하고 그 다음 대량 출혈 등으로 인한 기혈부족을 보충하면서 필요한 경우 관절과 인대를 수축시키는 처방을 복용하게 한다. 단순히 산후에 몸이 허해졌다고 무턱대고 보약을 먼저 복용하게 되면 오히려 탈이 나는 경우가 많으니 현재 환자의 상태와 체질에 맞춰서 한의사의 처방 하에 복용하도록 한다.

한편, 육아에 신경 쓰다 보면 바닥에 오래 앉아서 아이를 돌보거나, 수유를 하면서 고개를 너무 숙이는 자세, 아이를 한쪽으로만 안는 자세를 취하기 쉬운데 이는 척추 건강에 좋지 않은 자세들이다. 보채는 아이를 돌보는데 집중하다 보면 몸이 굳어가는 것을 잊게 되는데, 척추가 뻐근해지기 전에 미리 몸을 풀어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하루에 30분 정도는 아이와 잠깐 떨어져서 쉴 수 있도록 가족들의 도움을 받도록 하자.

그래도 통증이 반복된다면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으며 산모의 특성상 기력이 허하고 관절과 근육 인대가 약해진 상태이므로 침구치료와 함께 전문적인 한약 처방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산후에 틀어진 골반 관리는 골반 주위 인대가 회복되는데 3~6개월 정도 걸리므로 일단 아물고 난 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추나 수기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탄생은 한 가정의 진정한 축복이다. 하지만 산모의 건강이 함께 지켜져야 더욱 의미가 있다.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모두에게 쉬울 수는 없으니 부디 지혜로운 산후관리로 건강을 잘 지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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