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보다 조금 빠르면 된다.

선한샘교회 0 4,017 2012.10.13 07:58

한국 영암에서 1012일부터 사흘동안 포뮬러 원 그랑프리 대회가 열린다. 호기심에 인터넷 서핑을 잠깐 해보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머신들은 얼마짜리일까? 값으로 매길 수 없다. 나를 자동차라 부르지마라 나는 귀하신 작품이시다. 아마도 대당 100억원 이상의 연구 계발비가 들어갔을 것이다. 2.4초만에 100킬로미터 속도에 도달하며 160 킬로미터 속도로 달리다가도 완전히 정지하는데 5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평균시속 3백 킬로미터, 최고시속 4백킬로미터. 5.6 킬로미터의 트랙을 55바퀴 도는 경기다.

흐음~ 시속 4백킬로미터의 속도라

날개만 단다면 비행이 가능한 속도다. 우리는 비행기가 이륙하기 직전 이륙임계 속도를 느낄 수 있다. 누가 뒤에서 미는 것 같은데 그런 속도감이 자동차 안에서라면 대체 어떤 느낌일까. 교회 청년 중에 카레이서가 있었다. 한번 네 차를 타보자 했는데 내가 이눔의 차를 다시는 타나봐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내린 적이 있다. 870 마리의 말이 끄는 힘과 맞먹는 엔진, 그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굉음, 어른 몸무게를 미는 힘으로 밟아야 하는 브레이크, 2천번 이상의 기어변환, 50도 까지 올라가는 가장 뜨거운 자리 콕핏’, 분당 185회까지 뛰는 터질 것 같은 심장, 그 상태로 한시간 반을 달려야 하는 레이스다! 남보다 빠르면 남보다 좋은 것을 남보다 많이 가질 수 있다. 몇초를 다투는 짜릿한 승부, 승자만이 누리는 희열과 성취감, 그래서 사람들은 이 모터스포츠에 열광을 하게 된다.

찬물을 끼얹는 말 같아 미안하지만 직업이 목사이다 보니 병원에 입원한 성도들을 찾아갈 일이 많다. 그 가운데 상당수는 교통사고 환자들이다. 되돌리고 싶어도 되돌릴 수 없는 현실에 눈물짓는 분들을 많이 보았다. 조금만 양보하고 조금만 주의를 했어도 막을 수 있었을 사고였다. 브레이크를 한번만 밟았어도 막을 수 있었다. ‘깜빡이도 키지 않고 갑자기 끼어든 차에 놀라 욱하는 마음으로 칼질’(난폭운전을 이름)만 하지 않았더라도... 평상시때는 잘매고 다니던 안전벨트를 하필이면 그때 매지 않고 있었던 이유는 뭐였을까... 땅을 치며 후회해도 이미 사고는 저질러진 이후다.

나는 운전을 대학교에 입학하던 해에 아버님으로부터 배웠다. 교회 마당에 선을 그어 놓으시고 찬찬히 코스연습을 시켜주셨다. 실기시험 합격을 하고 스테이션 위로 파란불이 들어오자 손수건을 흔드시며 환하게 웃으시던 아버님 얼굴이 선하다. 이제 몇 년 후에는 내가 아들을 향해 손수건을 꺼내 흔들 차례다. 아버님이 운전을 가르켜주시며 내게 그러셨다. “자동차는 말이다. 자전거보다 조금 빠르면 된다.” 세상 모든 운전자들이 이런 생각으로 운전 한다면 심각한 교통사고는 상당수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천천히 다니고 양보하면서 다니자.

교통사고란 단어가 당신 인생에 없는 단어가 되기를 바란다. 자동차는 자전거보다 조금 빠르면 된단다. 실제로 1865년 영국의회가 제한한 자동차의 평균 시속이 6.4 킬로미터였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리고 1899년 말과 자동차가 달리기 시합을 했는데 승자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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