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서원기도를 했으니 저는 목사가 되어야 하나요?(4)

홍삼열 0 3,437 2015.10.09 23:54

목사는 사람의 서원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소명으로 되는 것이다. 내가 원해서 혹은 내 부모가 원해서 목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부르셔서 목사가 되는 것이다. 만일 하나님은 부르시지도 않았는데 서원기도를 했기 때문에 목사가 되려 한다면 그 사람은 사명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목사는 누구나 실존의 밑바닥을 경험할 때가 온다. 내가 왜 목회를 해야 하는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할 때가 반드시 오는데 그때 목사를 붙잡아주는 것이 바로 이 소명인 것이다. 하나님이 부르신 것이 확실하다면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서원기도에 묶여서 목회를 하게 된다면 그런 사람은 평생 영혼의 평안이 없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명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이해하기 위해 예를 하나 들어보자. 만일 어떤 사람이 (혹은 부모가) 자신을 국가에 대법관으로 바쳤다고 하자. 판사로서의 자격이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또 국가가 자신을 선택할 지 안 할 지를 고려하지 않고 혼자서 그런 '서원'을 했다면 과연 그것이 의미가 있는 것일까? 내가 대법관이 되고 안 되고는 나의 서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부름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목사가 되고 안 되고는 나의 개인적인 서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 다음, 소명이 있다는 전제하에 둘째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 바로 신앙공동체의 확증이다. 정말 하나님이 부르신 사람이라면 하나님의 교회에서 그걸 인정하고 확증해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목회의 직은 기본적으로 교회를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부르신 사람은 반드시 교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교회가 필요로 하지도 않고 인정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과연 그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사람인가를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본인이 하나님의 소명을 받았다고 믿는다면,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는데 필요한 기본 소양과 달란트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그것을 교육과 훈련을 통해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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