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도 사람을 속이나요?(2)

홍삼열 0 3,063 2016.09.06 13:38

우리는 성경의 독특한 어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성경은 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것 위에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실제로는 아닌데) 마치 하나님이 적극적으로 어떤 악을 행하시는 것처럼 표현한다. 예를 들어서, 바로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놓아주지 않고서 계속 그들에게 극한 고난을 줄 때 하나님께서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셔서 그렇게 되었다는 표현이 여러 번 등장한다. 또 이스라엘의 주변 강대국이 침공하여 이스라엘에게 큰 비극이 일어날 때 하나님께서 그 강대국을 사용하셔서 이스라엘을 징벌하신 것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정말 그렇게 능동적으로 이스라엘에게 고난을 주시고 악을 행하셨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하나님은 우주만물을 주관하시고 섭리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그런 일들도 결국 하나님이 행하신 것이라고 표현한 것일 뿐이다. 그러나 실제 내용은 그렇지 않다. 하나님이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셨다는 표현의 실제 내용은 하나님이 선한 바로를 강요하여 그의 마음을 억지로 완악하게 만드셨다는 뜻이 아니라, 그가 스스로 자기 마음을 완악하게 하였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그가 원하는 바대로 이루어지도록 허용하셨다는 뜻이다. 이미 자기 마음을 완악하게 만든 바로를 그냥 내버려두셨다는 의미인 것이다. 또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주변 강대국들을 사용하여 이스라엘을 벌주셨다는 표현도 실제 내용은 하나님이 항상 말씀에 순종하는 선한 이스라엘을 부당하게 벌주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이스라엘이 스스로 멸망의 길을 선택해서 갈 때 그걸 그냥 놔두셨다는 의미인 것이다. 스스로 멸망의 길을 가는 것을 허용하셨다는 뜻이다. 물론 그들은 스스로 살기 위해 그 길을 선택했을 테지만 모든 것을 섭리하시는 하나님은 그들이 스스로의 꾀에 넘어가게 허용하신 것이다. 이렇게 성경은 사람의 악한 의도와 상관없이 그것까지도 사용하셔서 당신의 섭리를 이루시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이런 식으로, 즉 하나님이 능동적으로 어떤 악한 일을 행하신 것 같은 모습으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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