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는 모세의 출생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요셉이 죽고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왕이 일어나 애굽을 통치하게 되었다. 그때 왕은 히브리인들이 고센땅을 중심으로 세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고 두려워하였다. “그가 그 백성에게 이르되 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이 우리보다 많고 강하도다. 두렵건대 그들이 더 많게 되면 전쟁이 일어날 때에 우리 대적과 합하여 우리와 싸우고 이 땅에서 나갈까 하노라”(출애굽기 1:9~10). 이런 상태에서 바로가 취한 정책은 인구억제 정책이었다. 우선 그는 히브리인들을 초대형 건축 사업에 강제 동원하여 힘을 빼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히브리인들의 숫자는 더욱 늘어만 갔다. 이에 바로왕은 두 번째 정책을 실시하게 되는데, 산파들에게 새로 태어나는 남자 아이들을 죽이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산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아이들을 살려주게 되고, 그들 덕분에 모세도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모세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그의 어머니는 그를 집에 숨겨서 기를 수 있었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날 즈음에는 더 이상 그렇게 할 수가 없어서 아이를 갈대 상자에 담아 나일 강의 갈대 사이에 두고 그의 누이 미리암에게 감시하게 하였다. 그다음은 바로의 딸이 목욕하러 나일 강으로 내려올 때 그 갈대 상자를 발견하고 그 안에 있는 아기를 불쌍히 여겨서 궁전으로 데리고 와서 자기 아들을 삼았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할 단어가 있다. 바로 “갈대 상자”로 번역된 히브리어 תֵּבָה(tevah)라는 단어이다. 이 “테바”라는 단어는 성경에 딱 두 군데만 등장한다. 한 번은 출애굽기 2장에서 아기 모세를 담은 “갈대 상자”를 지칭할 때 사용되고, 또 한 번은 창세기 6~9장에서 노아의 식구와 동물들을 태운 “방주”를 지칭할 때 사용된다. 혹시 지성소 안에 놓인 언약궤(Ark of Covenant)도 “테바”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노아의 방주가 영어로 Ark이기 때문에 언약궤(Ark)도 테바가 아닐까? 그렇지 않다. 언약궤는 “아로운”이라는 다른 단어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