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추도예배를 드려도 되는 겁니까?(1)

홍삼열 0 5,412 2013.12.09 15:22

돌아가신 부모님의 기일이 되었을 때 보통 가족과 친지들이 고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함께 모여 고인의 유훈을 되새기며 음식을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이때 기독교 신앙을 갖지 않은 사람들은 대개 제사를 지내고 기독교인들은 제사대신 추모예배 혹은 추도예배를 드린다. 그런데 기독교인들 중에 추모/추도예배를 비성서적인 것으로서 거부하는 분들이 있다. 크게 두 가지 근거에서 거부를 하는데, 하나는 그 용어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런 식으로 함께 모여서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며 애도하는 것이 성서적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이다.

우선 첫 번째 것부터 생각해보자. 기독교적인 시각에서 보면 추도예배나 추모예배라는 용어 자체가 모순이 된다는 주장이다. 왜냐하면 추도(追悼)라는 말은 죽은 사람을 생각하여 슬퍼한다는 뜻이고 추모(追慕)라는 말은 죽은 사람을 사모한다는 뜻으로 그 대상이 사람인데 반하여, 예배는 그 대상이 오직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즉 돌아가신 분을 그리워하며 사모하면서 동시에 하나님을 예배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추도예배나 추모예배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고 대신 추도식이나 추모식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예배의 형태들, 즉 장례예배, 취임예배, 개업예배, 송별예배 등도 용어 그 자체로 모순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 예배들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나님만이 대상이 되어야 할 예배란 이름을 거기에 붙일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대상이 하나님이 아닌 그런 행사들에는 절대 예배라는 이름을 붙이지 말고 대신 예식혹은 이란 명칭을 붙이는 것이 맞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례식, 취임식, 개업식, 송별식 등의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필자도 이런 주장에 동의한다. 예배는 하나님이 중심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람이 중심이 되는 행사에는 예배라는 이름대신 그냥 예식이란 이름을 붙이는 것이 더 적합할 것이다. 그런데 이 논리를 뒤집어보면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Comments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